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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7/11/24 11:23

  영화의 원작인 교고쿠 나츠히코의 책은 읽어보지 못했다. 순전히 배우 중 츠츠미 신이치아베 히로시가 나온다는 것때문에 우부메의 여름을 보게 되었다. 이렇게 유명한 두 배우를 내세운 것 치고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나는 꽤나 재미있게 보았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전율ㅠ_ㅠb

  네이버 영화에서 왜 이 작품을 공포로 분류 해 놓았는지는 상당히 의문인데 (괜히 겁먹으면서 보았잖아!) 차라리 미스테리류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공포 영화를 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분명 어줍잖은 호러 효과에 비웃음만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공포영화를 좀처럼 못 보는 사람인 나조차도 "아, 유치해"라고 생각했으니... 하지만 이 작품을 미스테리로 접근하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왜?"라는 의문을 계속 가지면서 주인공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려 하면 마지막에 그 내막을 알았을 때 "오~"라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마무리할 수 있을테니까.

<주의 > 이 아래서부터는 네타성 글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쇼와 27년, 즉 1952년의 여름이다.
오프닝에서 배우와 스탭들의 이름이 올라갈 때 배경으로 깔린 사진들은 모두 그 시절이라 추측되는 옛스러운 것들 뿐이었다. 현대의 우리들이 1952년을 느끼며 영화를 보도록 하기 위한 배려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나는 일본 고전을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런 사소한 하나하나도 즐기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고획조우부메. 둘 모두 아이와 관련이 되어있으나 조금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세키구치가 보았던 환상은 분명 고획조였다. 아이를 유괴하는 고획조.
고획조는 털을 뒤집어쓰면 새이고 벗으면 여인이 된다 하며, 세키구치는 새의 깃털을 보았다.
20개월째 임신한 여인의 소문을 들은 세키구치는 친구인 교고쿠도를 찾아가는데.


이보게 세키구치군.
우리가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만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은
사실 우리들 두뇌 안에서 재구성 된 것이라네.
그곳에 있는 것이 그대로 여기에 조재한다고해서 그것이 전달된 것은 아닐세.
뇌는 보내진 정보를 종합해서 '현실과도 같은 것'을 머릿속에 재구성하는 것 뿐이지.


  처음에는 교고쿠도가 어려운 소리만 하는 묘한 캐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영화를 전부 보고서야 깨달았다. 해답은 이미 처음부터 주어져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의사 가문인 구온지 집안의 데릴사위 마키오의 실종사건과 20개월째 임신중인 부인의 기묘한 소문. 하지만 교고쿠도는 자신의 관할이 아님을 못박으며, 에노키즈에게 가볼 것을 권유한다.


  왼쪽 눈은 전쟁에서 얻은 상처로 거의 보이지 않는 에노키즈. 하지만 그 대신 시력을 잃은 그 왼쪽 눈으로 '투시'의 능력을 얻었다. 타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억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힘이다.
  에노키즈의 탐정사무소에 찾아가 부재중인 그를 기다리는 동안 우연찮게도 의뢰를 하기 위해 나타난 사람이 있었으니 구온지 집안의 사람, 20개월째 임신중인 쿄코의 언니 구온지 료코였다.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계시군요. 당신은 예전부터 여기 있는 세키군을 알고 계신 것 아닌가요.

  에노키즈의 능력으로 료코의 기억을 투시했을 때, 그는 그녀의 기억에서 세키구치의 모습을 보았고 또한 마키오의 시체 역시 보았다. 그러나 서로 첫 대면이라고 주장하는 두 사람.


  한 여인의 약물과다로 인한 사망 사건은 얼핏 사건과 관련없어보이는 죽음이었으나, 후에 알고보니 이 여자는 구온지에서 과거 간호사로 일했던 도다 스미에로 료코의 실체를 이미 알고있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이야기꾼. 극 중간중간마다 나타나서 아이들에게 이 구온지 사건을 들려주는 화자의 역할을 해주는데 그 존재가 정말이지 미스테리이다. 서덥잖은 소리를 한다면서 다가와서 벌컥 화를 내는 남자에게 이야기꾼은 "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고 사실은 보이는데도 보지 않으려 하고 말입니다. " 라고 말하며 황급히 사라지고, 모여들어서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은 순식간에 없어져버렸다. 대신 남은 것은 주변 나무에 빼곡히 못박힌 묘한 종이들뿐이다.


  그 묘한 종이(교고쿠도는 이것을 엔미, 저주를 위한 도구라고 불렀다) 의 의문을 풀 수 있을 단서는 이 캡쳐밖에 없는 듯. 얼굴의 옆선을 보아하니 구온지 가문의 어머니인 듯 하다. 누구를 저주하는 지 알수는 없지만 이 나무 저 나무 할 것 없이 빼곡하게 적힌 저주의 종이.


  거짓말을 하네 뭐네 해도 결국은 의뢰를 받아들여 구온지 가문에 조사를 나온 에노키즈.
  마키오가 실종되었다는 밀실에는 20개월째 임신중이라는 소문의 바로 그 쿄코가 있다. 남편이 사라진 그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싶다하는 쿄코가 말이다. 헌데 방 안으로 들어가려던 에노키즈는 그 입구에서 갑자기 쓰러져버린다.

미쳐돌아가고 있어, 이 저택은...


  그런 에노키즈와는 달리 태연하게 방 안으로 들어간 세키구치. 바닥에 무언가 빛나는 것이 보였지만 눈이 부신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쿄코를 만나고서 세키구치는 자신이 그녀에게 러브레터를 건네주었다는 것을 기억해내고서 그녀에게 묻는데, 교코는 "왜 그 사람과 같은 것을 묻느냐" 면서 벌컥 화를 낸다.
  방 안에 들어갔다 나왔으면서도 시체(!)를 보지 못한 세키구치를 보고 에노키즈가 묻는다.

세키구치 자네, 눈치 못 챈건가? 설마... 바닥을 못 본건가?

  처음 볼 때에는 왜 저렇게 에노키즈가 의아해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영화를 두 번째로 보고 나니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맨 처음 교코쿠도가 말한 말도 떠올리게 된다.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개구리의 얼굴
  사누키 지방에서 주술사로써 번성했던 구온지 가문의 선조는 실력이 좋다는 소문의 라이벌이 나타나자 그 수도승을 집으로 초대하여 개구리의 독을 먹여 죽였다고 한다. 개구리의 독으로 자신을 죽였으니 너희들도 개구리의 독으로 저주해주겠다는 수도승의 마지막 저주. 구온지는 그 수도승의 비법까지 훔쳐내면서 크게 번성하였지만 저주의 말 그대로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모두 개구리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 사건은 벌써 끝난거야.  탐정이나 형사가 나설일이 아냐.  제령사나 부르게.


  "자신을 구해달라"며 안겨대는 료코에게 흠뻑 넘어간 세키구치는 교코쿠도에게 달려가 제령을 하여 구온지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부탁한다. (영화에서 부인역인 시노하라 료코(이름이 같군;)는 어쩌고 그러는 것인지, 바람둥이!) 세키구치의 부탁을 단박에 거절하며 오히려 제령이 필요한 것은 자네라는 말까지 하지만, 오랜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결국은 구온지 가문에 제령을 위해 찾아오게 된다.

당가 구온지계에 재앙을 가져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봉하라.
임 병 투 자 개 진 열 재 전 , 급급여울령 !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마키오의 시체가 드러나자 모두들 보고 놀라하지만 그 와중에도 의연한 표정을 짓는 료코. 아니 료코이지만 료코씨는 아닐것이다. 쿄코에 의해 나이프에 찔렸지만 목숨을 부지하고 있던 그를 돌로써 직접 내려친 '구온지의 어머니' 인격을 갖고있던 상태였기에 시체 앞에서도 저런 표정을 짓고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교코쿠도가 말하는 구온지 가문의 진실 (열기)

길게 주절거리며 썼지만 역시...영화로 모두 봐야만 그 '캉~'하는 쇼크를 느낄 수 있을 듯. ^^




( 세키구치 )
전에 자네가 말했지? 고획조는 아기를 납치하는 요괴이고 우부메는 아기를 맡기는 요괴라고.
그 마지막 순간에 료코상은 고획조에서 우부메가 된걸세. 나에게는 분명하게 보였네.

( 교코쿠도 )
우부메의 여름이로군.



마지막으로 극중 세키구치 부인인 유키에로 나오는 시노하라 료코. 기모노 어울린다!
언페어나 아네고 등등에서만 시노하라를 봐왔던지라 이런 시대극에서의 모습이 참 새롭다.
워낙 유키에 역의 비중이 적어서인지 등장인물에 시노하라 이름이 없어서 처음엔 몰랐다는;
그나저나 이렇게 예쁜 부인을 두고 다른 여자한테 홀리기나 하고 못난 사람같으니-_-!
2007/11/24 11:23 2007/11/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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